김 구천구백이
날마다 새로운 별명을 얻는 아이, 건하는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다. 로봇 장난감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또래 아이들처럼 건하도 별반 다르지 않은 개구쟁이일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벌어진 장난감 사건으로 빚쟁이가 되었다. 남의 것을 훔친 것도, 일부러 돈을 안 갚는 것도 아닌데 계절이 바뀌어도 빚쟁이 딱지는 떨어지지 않고, 선생님의 끈기 있는 ‘빚 갚기 작전’은 상상을 넘어선다. 대체 선생님은 왜 이리 지긋지긋하게 건하를 괴롭히는 것일까? 『김 구천구백이』는 칠천 원 반납 사건으로 펼쳐지는 선생님과 제자의 한판 대결이다. 김 구천구백이는 칠천 원을 안 갚아 이자가 붙고 또 붙은 건하의 마지막 별명이다. 송언 선생님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초등학교 한 교실에서 벌어진 조그만 사건을 시작으로 인생에 이제 막 발을 내민 제자에게 돈의 의미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을 가르쳐 주고 싶은 선생님과 그 선생님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제자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