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바다 - (강제 징용자들의 눈물)
강재는 장손인 형을 대신해 나이를 속이고 징용자 무리에 들어갑니다. 강재와 천석이를 비롯한 수많은 징용자들은 부산, 그리고 시모노세키를 거쳐 ‘조세이 탄광’으로 내던져집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밑 막장에서 채찍을 맞아가며 온종일 석탄을 캐는 게 그들에게 주어진 일입니다. 그들은 작은 주먹밥 하나로 끼니를 때우며 늘 허기에 시달려야 하고, 무리한 노동으로 온몸은 만신창이가 되어갑니다. 마침내 탈출을 시도하던 강재와 천석이는 어느 순간 서로의 손을 놓치고, 강재는 천석이를 잃은 채 다시 지옥 같은 막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전쟁 물자를 대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일본 관리자들은 막장의 천장이 내려앉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빨리 더 많이 석탄을 캐라고 조선 징용자들을 채찍질할 뿐입니다. 그렇게 위태롭게 버티던 조세이 탄광에 결국 물기둥이 솟구치는데…….
『검은 바다』는 강제징용의 참상을 고발하는 최초의 창작동화입니다. 저자는 어느 날 ‘조세이 탄광’의 생존자 김경봉 옹에 대한 신문기사를 접하고 어떤 사명감에 이끌리듯 김경봉 옹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가장 열악하고 악독했던 조세이 탄광. 그곳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김경봉 옹의 증언과 현지 조사를 통해 이 작품의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감추어진 역사의 이면을 낱낱이 들춰내고 있습니다. 또한, ‘태평양전쟁’의 참상도 고스란히 담고 있어, 폭격 현장에 끌려 나가 일을 하다 또 다른 폭격에 목숨을 잃고 말았던 조선 여인들,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처참하게 죽어가야 했던 수많은 조선인들 등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