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는 규칙이 있어요! - 규칙은규칙이다 03
규칙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거부감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어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구분하는 법을 배운답니다. 어른들은 규칙이라는 말로 기준을 세우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요. 아이들은 집에서, 학교에서 배운 규칙을 꼼꼼히 지키려고 노력해요. 물론 규칙을 지키기는 쉽지 않아요. 때론 어른들도 규칙을 어기곤 하는걸요.
규칙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아이들의 마음은 꽁꽁 닫혀 버립니다. 규칙은 꼭 지켜야 하는 거라고, 규칙을 못 지킬 이유는 세상에 없다고, 변명은 절대 안 된다고 딱 잘라 정해 놓은 기분이래요. 머리로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어른들은 왜, 자기들도 어기는 규칙을 만들어 놓고 아이들에게 지키라고 하는 걸까요?
〈규칙은규칙이다〉 시리즈는 이러한 어린이의 규칙에 대한 성장통을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림책 시리즈랍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두 번째 책에서는 집과 학교라는 장소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들을 배웠지요. 세 번째 책인 《가족에는 규칙이 있어요!》에서는 부모님과 형제자매에게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려줘요. 《집에는 규칙이 있어요!》에서 배운 규칙이 몸으로 지키는 규칙이라면, 《가족에는 규칙이 있어요!》에서 배우는 규칙은 마음으로 지키는 규칙이에요. 동생이 싫다고 괴롭히면 안 되고, 오빠가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달래줘야 하고, 할머니나 부모님이 마음 상할 말은 하면 안 된다는 규칙들은 매우 중요해요.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가족의 몸도 다칠 수 있지만, 마음이 아주 크게 다치게 되거든요.
웃음과 익살을 바탕으로 규칙을 거부감 없이 알려줘요
그저 “규칙은 지켜야 하는 거니까 지켜!”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당연히 싫어하겠죠. 그래서 《가족에는 규칙이 있어요!》에서는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재미있게 알려줘요. 본문 내용과 전혀 다른 삽화를 보여주면서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지, 규칙을 지키면 어떻게 되는지 익살스럽게 풍자하지요. 가끔은 지키면 오히려 이상한 규칙을 알려주며 웃음을 자아내곤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를 기쁘게 해 드린다며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 일부러 잃어버리고 돌아오는 거예요. 애타게 강아지를 찾는 엄마에게 붙잡힌 아이가 새침하게 투덜거리는 표정은 《가족에는 규칙이 있어요!》만의 해학을 잘 표현합니다.
《가족에는 규칙이 있어요!》는 규칙과는 사뭇 다르게 행동하는 어린이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자기 모습을 객관화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한 발짝 떨어져 자기 모습을 볼 수 있게 말이에요. 규칙을 알면서도 능청을 떠는 청개구리 친구들에게, 지켜야 할 규칙을 한 번 더 떠올리고, 규칙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기게 만드는 거죠.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규칙이라는 단어에 가졌던 거부감을 떨쳐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