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납니다 사라집니다
우리는 왜 온종일 마스크를 써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을까?『태어납니다 사라집니다』라는 제목을 보고 누군가는 이 책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표지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나면 곧 이 책이 말하려는 건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태어납니다’라는 글자 쪽에는 컴퓨터, 자동차, 빌딩이, ‘사라집니다’라는 글자 쪽에는 코뿔소, 부엉이, 사막여우가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사람이 있다. 무언가를 태어나게도 하고, 사라지게도 하는.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지구’라는 한정적 자원을 점령해 가고 있다. 인간이 ‘개발’과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쉴 새 없이 만들고 쉽게 버리는 각종 제품은 지구의 땅과 바다, 대기를 점점 오염시켰고, 결국 야생동물의 터전까지 침범했다. 올해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바이러스는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생태계 파괴로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야생동물 전염병이 인간에게 전파되었으니 말이다. 표지에서 일회용 컵을 든 채 동물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는 인류를 대변한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적 대재앙을 마주한 지금, 부끄럽지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이에게 솔직히 말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지킬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