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똥 학교는 싫어요! : 대변초등학교 아이들의 학교 이름 바꾸기 대작전

똥 학교는 싫어요! : 대변초등학교 아이들의 학교 이름 바꾸기 대작전

저자
김하연 글/이갑규 그림
출판사
초록개구리
출판일
2021-09-30
등록일
2024-12-18
파일포맷
PDF
파일크기
47MB
공급사
예스이십사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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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웃긴 학교 이름의 대명사로 언급되던 대변초등학교!

54년 동안 ‘똥 학교’로 놀림 받던 학생들의 분노와 울분이

부학생회장 후보의 발칙한 공약 하나에 수면 위로 솟구쳐 올랐다!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진

드넓은 바다처럼 시원하고, 갓 잡은 멸치처럼 팔팔한 민주주의 현장



어느 초등학교 부학생회장 후보가 내건 간절하고도 통쾌한 공약

“학교 이름을 바꾸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웃긴 학교 이름’을 쓰면 여러 이름이 나열된다. 야동초등학교, 백수중학교, 정자고등학교 등. 그중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학교가 ‘대변초등학교’이다. 부산시 기장군 대변리에 자리 잡고 있어 얄궂게도 이름이 ‘대변’이다. 이름은 조금 민망하지만, 학교 앞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는 전교생 70여 명의 작고 예쁜 학교인데다 활발한 시작(詩作) 활동 덕분에 ‘꼬마 시인 학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역사도 50여 년이나 된다.

2017년 2월, 조용하던 학교를 뒤흔든 사건이 일어났다. 전교 5학년 부학생회장 선거에 후보로 나선 학생이 공약 중 하나로 ‘학교 이름 바꾸기’를 내건 것이다. 그동안 학교 이름 때문에 설움을 겪던 많은 아이들은 이 공약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선거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교명 변경 운동은 이때부터 급물살을 탔고, 서명 운동과 각종 행정 절차를 거쳐 2018년 3월부터 ‘용암초등학교’라는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대변초등학교의 교명 변경 사례를 동화로 꾸민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 전개를 위해 일부 캐릭터를 만들어 냈으나, 실제 아이들과 관계자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핵심 사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했다.



아래에서 위로, 어린이에게서 어른으로!

학교를 무대로 한, 작지만 옹글진 민주주의 실험

학교 이름은 초등학생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절대 빠뜨릴 수 없는 필수 수식어이다. 어디를 가나 따라다니는 ‘대변초등학교’에 대한 굴욕적인 놀림은 아이들의 자존감에 크나큰 상처를 주었다. 대외 행사 때 사회자가 아이들 소속을 밝히면 어김없이 폭소가 쏟아졌다. 기장군 초등학교 축구대회 때는 선전하던 대변초등학교 선수들이 “똥 학교!”라고 외치는 상대편의 야유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부산시 영어 뮤지컬 발표회 때는 놀림 때문에 주눅이 든 아이들이 제 기량을 펼쳐 내지 못했다. “어느 학교 다니니”라는 질문에 대답을 안 하거나 다른 학교 이름을 대는 경우는 허다했다. 심지어 넌센스 퀴즈 모음집에 ‘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학교는’이라는 퀴즈의 정답으로 ‘대변초등학교’가 등장하기도 했다.

학교 이름 때문에 이렇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학교 이름은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에 놀림을 묵묵히 감내했던 아이들에게 “학교 이름을 바꾸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공약은 충격이었다. 몇 개월 전부터 재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교명 변경 이야기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공약의 힘으로 당선된 부학생회장은 학생회장단을 비롯한 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교명 변경에 대한 공감을 얻어 내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마침 학교 앞에서 열린 기장 멸치 축제를 시작으로 각종 행사에서 서명 운동을 펼쳤으며, 교명 변경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때 졸업생들을 상대로 재학생들의 애환과 생각을 얘기했다. 반대하는 졸업생들에게 직접 손 편지를 쓰기도 했다. 아이들의 진심은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일제 잔재 청산을 목표로 교명을 변경한 학교는 몇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목소리를 내서 변경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은 일상에서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바꿀 수 있으며, 설령 그것이 학교 이름이라도 학생들의 자존감을 낮춘다면 변경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 과정이 재미있는 글과 그림에 담겨 있어 삶 속에서 꿈틀대는 민주주의를 자연스레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을 학교의 주인이자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바라본 어른들

교명 변경은 아이들만의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대변리는 집성촌이라 대변초등학교 학생들의 부모와 친지가 대변초등학교 졸업생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의 목소리에 공감을 해 주는 어른들이 많았다.

하지만 유서 깊은 마을 이름에서 따온 교명을 듣기 거북하다는 이유만으로 바꿀 순 없다며 반대하는 졸업생과 마을 주민도 적지 않았다. 학교 이름의 주인은 재학생 70여 명뿐 아니라 졸업생 수천 명이기도 하기에 졸업생을 설득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어릴 적 수없이 ‘똥 학교’라고 놀림을 받아 본 동창회장은 아이들 입장에서 이들을 설득했다. 수십 년 전 대변초등학교 학생이었던 마을 이장도 앞장서서 주민들을 설득했다. 철없는 투정으로 치부하기엔 아이들의 상처가 너무 깊다는 걸 깨달은 학부모들도 적극 동참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학교의 주인이자,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바라보았다.

교명 변경이 승인된 뒤, 새 학교 이름을 정할 때도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끌어냈다. 새 이름은 재학생, 졸업생, 지역 주민 모두에게 공모한 뒤 투표를 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확정되었다. 대변초등학교의 교명 변경 이야기는 재학생, 교사, 학부모, 졸업생, 지역 주민 등이 힘을 합해 이루어 낸 보기 드문 사례이다. 이 책은 그런 사례를 동화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공약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하는 것

이 책의 주인공인 부학생회장은 당선 후 공약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부학생회장’이란 직책이 허울 좋은 감투가 아니라,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바람을 실천해 주는 자리임을 잊지 않는다. 낯가림이 심해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 용기를 낸다. 주인공이 자신을 믿고 뽑아 준 학생들의 열망에 부흥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당선만 되고 나면 공약은 나 몰라라 하는 정치인들에게 따끔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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